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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위 얼굴을 다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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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워소스 2024. 2. 2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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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로 유명한 너새니얼 호손이 1850년 발표한 단편소설. 원제는 "Great Stone Face"라고 합니다.

3차 ~ 5차 교육과정 중학교 국어 교과서 3학년 2학기 마지막 단원으로 실렸다는 기록을 찾았습니다.(피천득 번역이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1975~1983년 발행된 교과서는 저자를 '호오도온'으로 표기하였다고 한데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보고 찾아보면서 기독교적인 기반 위에 소설임을 처음 알았다. 사실 서양은 기본 뿌리가 크리스트교이니 크게 놀랄 일도 아니었습니다.

큰 바위 얼굴 ( The Great Stone Face )

 

아래글은 인터넷에서 수집한 것입니다. 시간 나실 때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이곳저곳 이상한 부분은 수정을 했는데, 아래 글은 누가 재 번역을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교보문고에 검색을 해보니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주홍글씨와 함께.

 

교보문고에 판매되고 있는 큰바위얼굴

 

 

 

어느 날 오후 해질 무렵, 어머니와 어린 아들은 자기네 오막살이집 문 앞에 앉아서 큰 바위 얼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큰 바위 얼굴은 여러 마일이나 떨어져 있었지만, 눈만 뜨면, 햇빛에 비취어 그 모양이 뚜렷하게 보였다. 대체 그 큰 바위 얼굴은 무엇일까? 높은 산들에 둘러싸인 분지가 하나 있었다.  그곳은 넓은 골짜기로서,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 다. 그곳에 사는 순박한 사람들 중에는, 가파른 산허리의 빽빽한 수풀에 둘러싸인 곳에 통나무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도 있고, 또 골짜기로 내리 뻗은 비탈이나 평탄한 지면의 기름진 흙에 농사를 지으며 안락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또 한 곳에는 인구가 조밀하게 모여서 마을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거기에서는 높은 산악지대로부터 내리지르는 격류를 이용하여 방직 공장의 기계를 돌리고 있었다.  아무튼, 이 골짜기에는 주민의 수도 많았고, 살림살이 모양 도 가지가지였으나, 그들에게 한 가지 공통된 점은 모두가 그 큰 바위 얼굴에 대한 일종의 친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중에는 그 위대한 자연 현상에 대하여 유달리 감격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는 큰 바위 얼굴은, 자연이 장엄한 유희적 기분으로 만든 작품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몇 개의 바위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바위들이 잘 어울리게 모 여,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다보면, 확실히 사람의 얼굴과 같았다.  마치 굉장한 거인이나 타이탄 이 절벽 위에 자기 자신의 얼굴을 조각한 것같이 보이는 것이었다. 넓은 아치형의 이마는 높이가 30여 미터나 되고, 기름한 콧날에 넓은 입술, 만약에 우람한 그 입술이 말을 한다면, 천둥소리가 골짜기의 이 끝에서 저 끝에까지 울릴 것만 같았다.  아주 가까 이 대하면, 그 거대한 얼굴의 윤곽은 없어지고, 무겁고 큰 바위들이 폐허에 있는 것처럼 질서 없이 포개져 놓인 것으로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차차 뒤로 물러서면서 보면 그 신기한 형상이 점점 알아볼 수 있게 드러나고, 멀어질수록 더욱더 사람의 얼굴과 같아져서, 그 본래의 거룩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희미해질 만큼 멀어지면, 큰 바위 얼굴은 구름과 안개에 싸여 정말 살아 있는 것같이 보이는 것이었다. 이곳 아이들이 그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보며 자라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  왜냐하면, 그 얼 굴은 생김생김이 숭고하고 웅장하면서도 표정은 다정스러워, 마치 그 애정 속에 온 인류를 포옹하고도 남을 것만 같기 때문이었다. 그저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이 되었다.  여러 사람이 믿는 바에 의하면, 이 골짜기의 토지가 기름진 것은, 구름을 찬란하게 꾸미고, 정다움을 햇빛 속에 펼치면서, 언제나 이 골짜기를 내려다보고 있는 이 자비스러운 얼굴의 덕분이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아까 이야기를 시작한 거와 같이, 어머니와 어린 소년은 오막살이집 문 앞에 앉아서,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보며,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어니스트였다. "어머니!" 하고 아이는 말하였다.  그때, 그 타이탄과 같은 얼굴은 그에게 미소(微笑)를 보내는 것만 같았 다. "저 큰 바위 얼굴이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렇게 친절해 보이니까, 목소리도 매우 듣기 좋겠지요?  만약에 내가 저런 얼굴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나는 정말 그를 끔찍이 좋아할 거예요." "만약에 옛날 사람들의 예언이 실현된다면, 우리는 언제고 저것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예언인데요, 어머니?  어서 이야기 좀 해 주세요." 어니스트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자기가 어니스트보다 더 어렸을 때 자기 어머니에게 서 들은 이야기를 그에게 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지나간 일에 대한 것이 아니고, 장차 일어날 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오래전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이야기로서, 옛날에 이 골짜기에 살고 있던 아메리칸 인디언들도 역시 그들의 조상들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어왔다고 한다.  그 조상들이 확언한 바에 의하면, 그 이야기는 최초에, 산골짜기를 흐르는 시내가 종잘거리고, 나무 끝을 스치는 바람이 속삭여 주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의 요지는, 장차 언제도 이 근처에 한 아이가 태어날 것인데, 그 아이는 고아한 인물이 될 운명을 타고날 것이며, 그 아이는 어린이 되어 감에 따라 얼굴이 점점 큰 바위 얼굴을 닮아 간다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구식 늙은이들과 어린이들의 열렬한 희망과 변 하지 않는 신념으로 이 오래된 예언을 믿고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기다려도 그 얼굴을 가진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이 예언을 그저 허황된 이야기라고 단정했다.  아무튼, 예언이 말하는 위대한 인물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어머니!  어머니!" 어니스트는 손뼉을 치며 외쳤다. "내가 커서 그런 사람을 만나 보았으면……." 그의 어머니는 애정이 많고 생각이 깊은 부인이어서, 자기 아들의 큰 희망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아들에게, "너는 아마 그런 사람을 만날 것이다."라고만 말하였다. 그 뒤, 어니스트는 어머니께서 해 주신 이야기를 언제나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는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볼 때마다, 그의 마음속에는 어머니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는 그가 출생한 그 오막살이집에서 어린 시절을 지내는 동안, 늘 어머니 말씀에 순종(順從)하였고, 어머니께서 하시는 모든 일을 그의 조그마한 손으로,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도와 드렸다. 이리하여 행복스러운, 그러나 가끔 명상을 하는 이 어린아이는 점점 온순하고 겸손한 소년이 되어 갔다.  밭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햇볕에 검게 그을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유명한 학교에서 교 육을 받은 소년들보다 더 총명한 빛이 떠올랐다. 어니스트에게는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 다만 하나의 선생님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저 큰 바위 얼굴이었다.  어니스트는 하루의 일이 끝나 면, 몇 시간이고 그 바위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 큰 얼굴이 자기를 알아보고, 자기를 격려하는 친절한 미소를 보내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큰 바위 얼굴이 어니스트에게만 더 친절하게 비칠 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어린 어니스트의 생각을 덮어놓고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었다. 사실, 믿음이 깊고 순진하고 맑은 그의 마음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모든 사람이 다 누릴 수 있는 사랑이라도, 자기만이 받고 있는 줄로 생각했 던 것이다. 바로 이 무렵에, 이 분지 일대에는 마침내, 옛날부터 전해오던 것과 같이 큰 바위 얼굴처럼 생 긴 위인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여러 해 전에 한 젊은 사람이 이 골짜기를 떠나, 먼 항구로 가서 돈을 좀 벌어 가게를 내었다.  그의 이름은--그의 본명이 그런지, 그의 처세상에서, 혹 은 그가 성공한 데서 온 별명인지는 모르나--개더골드라고 했다.  빈틈없고 민활한 데다가, 하늘이 주신 비상한 재능, 즉 세상 사람들이 '재수'라고 부르는 행운을 타고나서, 그는 대단한 거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재산을 계산(計算)하는 데만도 오랜 시일이 걸릴 만큼 큰 부자가 되었을 때, 그의 고향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기가 출생한 고향에 돌아가서 여생을 마치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그는 자기 같은 백만장자가 살기에 적합한 대궐 같은 집을 짓게 하려고, 한 능숙한 목수를 고향으로 보냈다. 먼저 말한 바와 같이, 벌써 이 골짜기에는 개더골드야말로 지금까지 오래 기다렸던 예언의 인물이요, 그의 얼굴은 틀림없이 큰 바위 얼굴 그대로라는 소문이 돌았다.  지금까지 그의 아버지가 살고 있던 초라한 농가 집터에, 마치 요술의 힘으로 꾸며 놓은 듯한 굉장한 건물이 선 것을 본 사람들은, 그 소문이 거짓 없는 사실일 게라고 점점 더 믿게 되었다. 어니스트는 예언의 인물이 드디어 그가 태어난 고향에 나타났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몹시 설레었다.  그의 어린 마음은, 막대한 재산을 가진 개더골드가 곧 자선의 천사가 되어, 큰 바위의 미소와 같이 너그럽고 자비롭게 모든 사람들의 생활을 돌보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늘 하듯이, 큰 바위 얼굴이 자기에게 답례를 하며, 친절하게 자기를 보아주리라고 상상하면서, 그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꾸불꾸불한 길을 따라서 빨리 달려오는 마차 바퀴 소리가 들렸다. "야!  오신다."
도착하는 광경을 보려고 모인 사람들이 외쳤다. "위대한 개더골드 씨가 오셨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길모퉁이를 속력(速力)을 내어 달렸다.  차속에서 창 밖으로 조금 내민 것은 조그마한 늙은이의 얼굴이었다.  그의 피부는 마치 자기 자신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빚어 만든 것 같은 누른빛이었다.  이마는 좁고, 작고 매서운 눈가에는 수많은 잔주름이 잡혔으며, 얇은 입술은 꼭 다물려 더욱더 얇게 보였다. "큰 바위 얼굴과 똑같다!" 사람들은 소리를 질렀다. "옛날 사람의 예언은 참말이다.  마침내 위인은 우리에게 오셨다!" 사람들이 그를 보고 옛날 사람의 예언의 얼굴과 똑같다고 믿는 데에는 어니스트는 정말 어리둥절하였다. 길가에는 때마침 먼 지역으로부터 방랑해 온 늙은 거지 하나와 어린 거지들이 있었다.  이 불쌍한 거지는 마차가 지나갈 때에 손을 내밀고 슬픈 목소리로 애걸을 하였다.  누런 손이--이것이야말로 재물을 긁어모은 바로 그 손이었다.--마차 밖으로 나오더니, 동전 몇 닢을 땅 위에다 떨어뜨렸다.  그것을 볼 때, 이 위인을 개더골드라고 부르게 된 것도 그럴듯하나, 스캐터 코퍼라 불러도 그 별명은 똑같이 들어맞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예전과 다름없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큰 바위 얼굴과 똑같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낙심하면서, 주름살이 많이 잡히고 영악하고 탐욕이 가득 찬 그 얼굴에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산허리를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맑고 빛나는 얼굴이, 모여드는 안개에 싸여, 막 지려는 햇빛을 받고 있었다.  그 형상은 그의 마음을 한없이 즐겁게 하였다.  그 후덕한 입술은 무슨 말을 하는 것만 같았다. "그 사람은 온다.  걱정하지 말아라.  그 사람은 꼭 온다!" 세월은 흘러갔다.  어니스트도 이제는 소년이 아니다.  그는 젊은이가 되었다.  그는 그 골짜기에서 사는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일상생활에는 유달리 뚜렷한 점이 없었던 것이다. 그가 남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도 하루의 일을 마치고 혼자 떨어져서, 그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보며 명상을 하는 점이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는 참으로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부지런하고 친절하며, 사람이 좋고, 자기가 할 일을 어김없이 하였으므로, 아무도 그를 비난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그 큰 바위 얼굴이 그의 선생님이라는 것과, 큰 바위 얼굴에 나타난 높은 감정이, 이 젊은이의 가슴을, 다른 사람의 그것보다 더 넓고 깊고 인정미가 가득 차게 만든다는 것을 몰랐다.  그들은 그 큰 바위 얼굴이 책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많은 지 혜를 주며, 또 그것을 생활보다 더 나은 생활이 앞으로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몰랐다.  어니스트 도 들 가운데에서, 또는 화롯가에서, 그리고 그가 혼자 깊이 생각하는 어느 곳에서나, 그렇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사상과 감정이, 사람들과의 접촉에서 일어나는 것보다 더 품격이 높은 것임을 몰랐다. 그의 어머니께서 처음으로 오랜 예언을 일러주시던 때와 다름없이 순박한 그는, 골짜기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 얼굴을 쳐다보며, 그것과 똑같이 생긴, 산 얼굴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아직도 이상스럽게 생각하였다. 이러는 동안에 개더골드는 죽어 땅 속에 묻혔다.  기괴한 일은, 그의 육체요 영혼이었던 재산은 그의 생전에 사라져 버리고, 우글쭈글하고 누런 살갗으로 덮인 산 해골만이 그에게 남더라는 것이었다.  그의 황금이 녹아 스러지면서부터 누구나 다 인정하는 것은, 이 거덜 난 상인의 천한 생김새와 산 위에 있는 장엄한 얼굴 사이에는 서로 닮은 점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생존 중에 벌써 그를 존경하는 마음이 부쩍 줄었고, 죽은 뒤에는 까맣게 그를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이 골짜기의 태생으로 여러 해 전에 군대에 들어가 수없는 격전을 겪고 난 끝에, 이제 와서는 저명한 장군이 된 사람이 있었다.  본명은 무엇인지 잘 모르나, 병영이나 전쟁터에서는 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백전의 용사도 이제는 노령과 상처로 몸이 허약해지고, 소란한 군대 생활과 오랫동안 귓속에 울려오던 북소리며 나팔 소리에 그만 싫증이 나서, 고향에 돌아가 안식을 얻어 보려는 희망을 발표하였다. 그러기 때문에, 골짜기의 흥분은 이루 형언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 장군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 위하여, 전에는 몇 해를 두고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던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큰 잔치가 벌어지는 날, 어니스트는 골짜기 사람들과 함께 일자리를 떠나, 숲 속의 향연이 마련되어 있는 곳으로 갔다. 어니스트는 발돋움을 하여, 이 저명한 큰 손님을 먼 빛으로라도 보려 하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 들은 축사와 연설과, 장군의 입에서 흘러나올 답사를 한 마디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듯이 식탁 주위에 몰려들고, 따라온 군대는 호위병의 직책을 다하느라고 총검으로 사람들을 무지하게 밀었다.  성품이 원래 겸손한 어니스트는 뒤로 밀려, 그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그는 스스로를 위로(慰勞)하려고 큰 바위 얼굴이 있는 쪽으로 향하였다.  그는 전과 다름없이 성실(誠實)해 보이고, 오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친구를 대하듯 다정히 그를 마주 보고 미소를 띠는 것이었다. 이때, 이 영웅의 용모와 멀리 산허리 위에 있는 얼굴과를 비교해 보는 여러 사람들의 말이 들렸다. "판에 박은 듯한 똑같은 얼굴이다!" 한 사람이 기뻐 날뛰면서 외쳤다. "영락없이 같구나!  바로 그 얼굴이야!" 또 다른 사람이 맞장구를 쳤다. "닮다마다!  저건 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가 바로 커다란 체경 속에 비쳐 있는 것 같은걸." 하고 셋째 사람이 외쳤다. "아무렴, 그렇고 말고!  장군이야말로 고금을 통하여 가장 위대한 인물이거든." 그러고는 이 세 사람이 함께 높이 소리쳤다.  그것이 군중에게 전파처럼 퍼져서 수천의 입으로부터 큰 고함 소리를 일으키고, 그 고함 소리는 산중 수 마일을 울려 퍼져 나가서, 큰 바위 얼굴 이 천둥 같은 숨결로 고함지른 것이나 아닌가 하고 의심할 정도였다. "장군이다!  장군이다!" 마침내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쉬, 조용히!  장군이 연설을 하신다." 그 말대로, 식사가 끝나고, 박수갈채 속에 그의 건강을 위한 축배(祝杯)가 올려진 뒤를 이어, 장 군은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일어섰다.  어니스트는 그를 보았다.  그의 머리 위에는 월계수 얽힌 푸른 나뭇가지가 아치를 이루고, 깃발은 그의 이마에 그늘을 지어 주듯 축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또, 숲이 트인 곳으로 큰 바위 얼굴도 볼 수 있었다.  그러면 이들 사이에는 사람들이 증 언한 바와 같이 유사함이 정말로 있었던 것일까?  어니스트는 그러한 점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그는 수없는 격전과 갖은 풍상에 찌든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 얼굴에는 정력이 넘쳐흐르고, 철석과 같은 의지가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선량한 지혜와 깊고 넓고 다사로운 자비심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큰 바위 얼굴은 준엄한 표정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한편에는 분명히 더 온화한 빛이 있어서 그 표정을 눅이고 있었다. "예언의 인물이 아니다."
어니스트는 군중 사이를 빠져나가면서, 홀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더 기다려야 할 것인가?" 또다시, 여러 해가 평온한 가운데 흘러갔다.  어니스트는 아직도 그가 태어난 골짜기에 살고 있었고, 이제는 이미 중년의 남자가 되었다.  그리고 미미한 정도나마 차차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지금도 예전과 같이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여전히 순박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러 가지 많은 일을 생각하기도 하고 느끼기도 하였고, 생애의 가장 좋은 시절의 태반을, 인류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해 보겠다는 신성한 희망으로 보내왔었다. 어느덧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전도사가 되었다.  그의 맑고 높고 순박한 사상은, 소리 없이 그의 덕행으로 나타나기도 하였으나, 그것은 또 그의 설교 중에서도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그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감명을 받고 새로운 생활을 이룩해 나가게 할 진리를 토했다. 청중은, 바로 자기네의 이웃 사람이요 친근한 벗인 어니스트가 범상한 사람이 아니라고는 생각조차 해 본 일이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어니스트 자신은 꿈에도 그런 생각을 품지 않았다.  그러나 개울물의 속삭임과도 같이 한결같은 힘으로, 그의 힘에서는 아직까지 그 어느 누구도 말해 보지 못한 사상이 술술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얼마간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마음이 냉정해지자, 그들은 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 장군의 험상궂은 인상과 산 위에 있는 자비로운 얼굴과는 비슷한 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또다시 큰 바위 얼굴과 똑같은 얼굴이, 어떤 저명한 정치가의 넓은 어깨 위에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신문에는 그것을 확인하는 많은 기사가 실렸다. 그는 개더골드 씨나 올드 불러드 앤드 선더 씨와 마찬가지로, 이 골짜기에서 태어났으나. 일찍이 그 고장을 떠나 법률과 정치에 종사하여 왔었다.  부자의 재산과 무사의 칼 대신에, 그는 오직 한 개의 혀를 가졌을 뿐이었으나, 그것은 앞의 두 가지를 합친 것보다 더 강력한 것이었다. 그의 언변은 놀랄 만큼 유창하여, 그가 말하려 하는 것이 무엇이든, 청중은 그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어, 그른 것도 옳게 보고, 정당한 것도 그르게 여기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일 맘이 내키기만 하면, 그는 오로지 그의 숨결만으로 휘황한 안개를 일으켜, 대자연의 햇빛을 무색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 언변은 때로는 천둥과도 같이 우르르 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한없이 달가운 음악소리와도 같이 속삭이기도 하였다.  그것은 격전의 질풍이었고 평화의 노래였다.  사실은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는 그 혓속에 심장을 지니고 있는 듯하였다. 실로 놀라운 사람이었다.  그의 혀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한의 모든 성공을 가져오게 했을 때- 그의 혀가 말하는 소리가 각 주의 정부와 여러 군주의 조정에 울리고, 그리하여 방방곡곡에 외치는 목소리로써, 온 세계에 그의 명성이 떨치게 된 뒤에 - 마침내 그의 혀는 국민으로 하여금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도록 설복시키고야 말았다.  이보다 앞서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자, 그의 숭배자들은 그와 큰 바위 얼굴과의 사이에 비슷한 모습을 찾아내었다. 이런 사실로써 이 신사는 올드 스토니 피즈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다. 친구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추대하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을 때, 그는 자기 고향인 이 골짜기를 방문(訪問)하려고 출발하였다. 기마 행렬은 주 경계선에서 그를 맞으려고 출발하였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일을 쉬고 길가에 모여, 그가 지나가는 것을 보려고 하였다.  그 사람들 속에는 어니스트도 있었다. 기마 행렬은 말굽 소리 요란하게 달려왔다.  먼지가 어떻게나 뽀얗게 나는지, 어니스트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악대가 연주하는 감격적인 음악의 우렁찬 반향이 골짜기에 퍼져, 이 골짜기 구석마다, 저명한 손님을 환영(歡迎)하는 소리로 가득 찼다.  그러나 가장 웅대한 광경은 멀리 솟은 절벽이 그 음악을 되울리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모자를 벗어 위로 던지며 소리를 쳤다.  그 열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하였고, 어니스트의 가슴도 불붙었다.  그도 모자를 위로 던지며 큰 소리로, "위인 만세!  올드 스토니 피즈 만세!" 하고 외쳤다.  그러나 아직도 그 사람을 보지는 못하였다. "왔다!" 어니스트 가까이 서있던 사람들이 외쳤다. "저기 저기, 올드 스토니 피즈를 봐라.  그리고 저 산 위의 노인을 보라.  마치 쌍둥이 같지 않으냐?" 이같이 화려한 행렬 한가운데에, 네 마리의 흰 말이 끄는 뚜껑 없는 사륜마차가 왔다.  그 수레 안에는 모자를 벗어 든 유명한 정치가 올드 스토니 피즈가 앉아 있었다. "어때?  희한하지!" 어니스트의 곁에서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큰 바위 얼굴은 이제야 제 짝을 만났다.  솔직히 말하여, 마차에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미소를 띠 고 있는 얼굴 생김을 처음으로 보았을 때, 어니스트는 산 위에 있는 얼굴과 흡사하다고 생각하였다.  훤하게 벗어진 큰 이마며, 그 밖에 얼굴 형상이 참으로 대담하고 힘 있게 보여, 마치 타이탄과 같은 전형과 경쟁하려고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산 중턱의 얼굴을 빛나게 하며 그 육중한 화강석 물체를 정신적인 것으로 영화시키고 있는 장엄이나 위풍이나, 신과 같은 사랑의 위대한 표정은 찾아볼 길이 없었다.  무엇인지 원래부터 결핍되었거나, 그렇지 않으면 있던 것이 없어져 버린 것 같았다.  이 놀랄 만한 천품을 지닌 정치가의 눈시울에는 지친 우울한 빛이 깃들여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니스트의 곁의 사람은 팔꿈치로 그를 쿡쿡 지르면서 대답을 재촉하였다. "어때? 어떤가 말이야!  이 사람이야말로 저 산 중턱의 노인과 똑같지 않아?" "아니오!" 어니스트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아니, 조금도 닮지 않았소." "그렇다면, 저 큰 바위 얼굴에게 미안한데." 이렇게 대답하고, 곁의 사람은 올드 스토니 피즈를 위하여 다시 환호성(歡呼聲)을 올렸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아주 낙심한 것같이 우울하게 그곳을 떠났다.  예언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할 의사가 없는 것같이 보였기 때문에 그는 슬펐다. 세월은 꼬리를 이어 덧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이제는 어니스트의 머리에도 서리가 내렸다.  이 마에는 점잖은 주름살이 잡히고, 양쪽 뺨에는 고랑이 생겼다.  그는 정말 늙은이가 되었다.  그러나 헛되이 나이만 먹은 것은 아니었다.  머리 위의 백발보다 더 많은 현명한 생각이 머릿속에 깃들여 있고, 이마와 뺨의 주름살에는 인생행로에서 시련을 받은 슬기가 간직되어 있는 것이었다.  어니스트는 이미 무명한 존재(存在)는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이 쫓아다니는 명예가, 찾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 그를 찾아오고야 말았고, 그의 이름은 그가 살고 있는 산골을 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어니스트가 이와 같이 늙어 가고 있을 무렵에, 인자(仁慈)하신 하느님의 섭리로 새로운 시인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다.  그도 역시 이 골짜기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러나 꿈같이 그 공장을 멀리 떠나, 일생의 태반을 도시의 잡음 속에서 아름다운 음률을 쏟아 놓고 있었다. 또 그는, 큰 바위 얼굴의 웅대한 입으로 읊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장엄한 송가로 그 바위를 찬양(讚揚)한 적도 있었다.  말하자면, 이 천재는 훌륭한 재능을 몸에 지니고 하늘로부터 이 세상에 내려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가 산을 읊으면, 모든 사람들은 한층 더 장엄함이 그 산허리에, 또는 그 산꼭대기에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그가 아름다운 호수를 노래 부르면, 하늘은 미소를 던져, 그 호수 위를 영원히 비추려 하였다.  망망한 바다를 읊으면, 그 깊고 넓고 무서운 가슴이 그의 정서에 감격하여 약동하는 듯이 보였다.  이 시인의 행복된 눈으로 세상을 축복하매, 온 세상은 과거와는 다른, 더 훌륭한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조물주는 자기가 손수 창조한 세계에 마지막으로 가한 최상의 솜씨로써 그를 내려보냈던 것이었다.  그 시인이 와서 해석을 하고 조물주의 창조를 완성시킬 때까지는 천지 창조는 완성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이 시인의 시가는 마침내 어니스트의 손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그는 늘 노동이 끝난 뒤에, 자 기 집 문 앞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서, 그 시가들을 읽었다.  그 자리는 오랫동안 그가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보며 사색에 잠기는 곳이었다.  그리고 지금 자기의 영혼에 강력한 충격을 주는 그 시가들을 읽고서, 그는 눈을 들어, 인자(仁慈)하게 자기를 보고 있는 그 얼굴을 쳐다보았다. "오, 장엄한 벗이여!" 그는 큰 바위 얼굴을 보고 중얼거렸다. "이 사람이야말로 그대를 닮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까?" 그 얼굴은 미소하는 것 같았으나, 아무 대답이 없었다. 
한편, 이 시인은 그가 그렇게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어니스트의 소문을 들었을 뿐 아니라, 그의 인격에 대하여 사모하는 나머지, 배우지 아니한 지혜와 그의 생활의 고아한 순수성이 일치되고 있는 이 사람을 몹시도 만나고 싶어 하였다.  그래서 어느 여름 아침에 기차를 타고, 며칠 후 어니스트의 집에서 과히 멀지 않은 곳에서 내렸다.  전에 개더골드의 저택(邸宅)이었던 호텔이 바로 옆에 있었지만, 그는 손가방을 든 채 어니스트의 집을 찾아가서, 거기서 일박을 청(請) 하려고 생각하였다. 문 앞에 가까이 가서, 점잖은 노인이 책을 한 손에 들고 읽다가는 그 책갈피에 손가락을 끼운 채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보고 또 책을 들여다보고 하는 것을 보았다. "안녕하십니까?  지나가는 나그네올시다.  하룻밤 머물러 갈 수 있겠습니까?" 하고 그 시인은 말을 건넸다. "네, 그렇게 하십시오." 하고, 그는 웃으면서, "저 큰 바위 얼굴이 저렇게 다정한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본 일이 없는데요." 하고 말하였다.  시인은 어니스트 옆에 앉아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하였다.  시인은 전에도 가장 재치 있고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과 이야기해 본 일이 있었으나, 어니스트와 같이 자유 자재하게 사상과 감정이 우러나오고, 소박한 말솜씨로써 위대한 진리를 매우 알기 쉽게 말하는 사람을 대하여 본 적이 없었다.

시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어니스트에게는, 그 큰 바위 얼굴이 몸을 앞으로 내밀고 귀를 기울이는 것만 같았다.  그는 열심으로 시인의 광채 있는 눈을 들여다보았다. "손님께서는 비범한 재주를 가지셨으니, 대체 뉘십니까?" 하고 어니스트는 물었다.  시인은 어니스트가 읽고 있던 책을 가리키며, "당신께서는 이 책을 읽으셨지요?  그러면, 저를 아실 것입니다.  제가 바로 이 책을 지은 사람입니다." 하고 그는 대답하였다. 어니스트는 다시 한번 전보다 더 열심으로, 그 시인의 모습을 살폈다.  그리고 그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보고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다시 한번 더 손님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실망의 빛이 떠올랐다.  머리를 내흔들며 한숨을 내뿜는다. "왜 슬퍼하십니까?" 하고 시인은 물어보았다. "저는 일생 동안, 예언이 실현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시를 읽을 적에, 이 시를 쓴 분이야말로 그 예언을 실현시켜 줄 분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고 그는 대답하였다.  시인은 얼굴에 약간 미소를 띠면서 말하기를, "주인께서는 저에게서 저 큰 바위 얼굴과 흡사한 점을 찾기를 원하셨다는 말씀이지요?  그런데 지금 보니 개더골드나, 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나, 올드 스토니 피즈와 마찬가지로, 저에게 대하여서도 실망을 했단 말씀이지요?  그렇습니다.  저는 그 정도밖에 아니 됩니다.  저 역시 앞서 나타난 세 사람들과 같이, 당신에게 또 하나의 실망을 더하여 드렸을 뿐입니다.  정말로 부끄럽고 슬픈 이야기입니다 마는, 저는 저기 있는 인자하고 장엄하게 생긴 얼굴에 비할 가치가 없는 인간입니다." 하였다. "왜요?  여기 담긴 생각이 신성하지 않단 말씀입니까?" 하고, 어니스트는 시집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시인은 "그 시에는 신의 뜻을 전하는 바가 있습니다.  하늘나라의 노래의 먼 반향쯤은 들릴 것입니다. 친애하는 어니스트 씨여!  그러나 나의 생활은 나의 사상과 일치되지 못하였습니다.  나 역시 큰 꿈을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다만 꿈으로 그치고, 나는 빈약하고 천한 현실 속에서 살기를 택하게 되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때로는, 터놓고 말씀을 드리면, 나의 작품들이 자연 속에, 또는 인생 속에 그 존재를 더 확실히 나타냈다고 하는 장엄이라든지 미라든지 선이 라든지에 대하여 나 자신이 신념을 가지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순순한 선과 진을 찾으려는 당신의 눈이 나에게서 저 큰 바위 얼굴을 찾을 수가 있겠습니까?" 하고 슬프게 대답하였다.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어리어 있었다.  어니스트의 눈에도 눈물이 괴었다. 저녁 해가 질 무렵에, 오래전부터 흔히 해 온 관례대로, 어니스트는 야외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와 시인은 아직도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 팔을 끼고 그곳으로 걸어갔다.  그곳은 나지막한 산에 둘러싸인 작은 구석진 곳이었다.  뒤에는 회색 절벽이 솟아 있고, 앞으로는 많은 담쟁이덩굴들이 무성하여 울퉁불퉁한 벼랑으로부터 줄기줄기 덩굴이 내려와, 험상궂은 바위를 마치 비단 휘장처럼 덮고 있었다.  그 평지보다 약간 높게 푸른 나뭇잎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곳이 있으니, 그곳은 한 사람이 들어가서 자기의 진심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몸짓을 하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었다.  어니스트는 이 천연적인 연단에 올라가서, 따뜻하고 다정한 웃음을 띠며 청중을 돌아다보았다.  그들은, 설 사람은 서고, 앉을 사람은 앉고, 기댈 사람은 기대고 하여, 저마다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서산에 기울어져 가는 해는 그들의 모습을 비춰주고, 햇빛이 잘 통하지 않는, 고목이 울창하고 엄숙한 숲 속에 다소 명랑한 빛을 던져 주고 있다.  또 한쪽을 바라보면, 그 큰 바위 얼굴이 예나 다름없이 유쾌하고 장엄하면서도 인자한 모습으로 보였다. 어니스트는 자기의 마음속에 있는 바를 청중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말은 자신의 사상과 일치되어 있었으므로 힘이 있었고, 자신의 사상은 자기의 일상생활과 조화되어 있었으므로 현실성과 깊이가 있었다.  이 설교자가 하는 말은 단순한 음성이 아니요, 생명의 부르짖음이었다.  그 속에는 착한 행위와 마치 윤택하고 순결한 진주가 그의 귀중한 생명수 속에 녹아들어 간 것 같았다.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시인은, 어니스트의 인간과 품격이 자기 가 쓴 어느 시보다 더 고아한 시라고 느꼈다.  그는 눈물 어린 눈으로 그 존엄(尊嚴)한 사람을 우러러보았다.  그리고 그 온화하고 다정하고 사려 깊은 얼굴에 백발이 흩어져 있는 모습이야말로 예언자와 성자다운 모습이라고 혼자서 생각하였다.  저 쪽 멀리, 그러나 뚜렷이, 넘어가는 태 양의 황금빛 속에 높이, 큰 바위 얼굴이 보였다. 그 주위를 둘러싼 흰 구름은 어니스트의 이마를 덮고 있는 백발과도 같았다.  그 광대하고 자비 로운 모습은 온 세상을 포옹하는 듯하였다. 그 순간, 어니스트의 얼굴은 그가 말하려던 생각에 일치되어, 자비심이 섞인 장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시인은 참을 수 없는 충동으로 팔을 높이 들고 외쳤다. "보시오!  보시오!  어니스트씨야말로 큰 바위 얼굴과 똑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어니스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안목 있는 시인의 말이 사실인 것을 알았다. 예언은 실현되었다.  그러나 할 말을 다 마친 어니스트는 시인의 팔을 잡고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면서, 아직도 자기보다 더 현명하고 착한 사람이 큰 바위 얼굴 같은 용모를 가지고 쉬 나타나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는 것이었다.

 

이글을 수정한 것도 꽤 지났는데, 다시 읽어보려니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꽤 있고, 맞춤법을 일부러 틀린 부분도 보입니다.

글을 읽으시면서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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